난 그 당시의 시자 중 한 명에게 말했죠. 『세상에, 왜 그런 꿈을 꿨을까? 뱀주민의 꼬리를 잡고 산책을 나갔는데, 난 그가 그토록 많이 다친 걸 몰랐어. 난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그의 옆에 무릎을 꿇고 이렇게 말했어. 「제발 죽지 마. 내가 너를 위해 죽을게」』 난 말했죠. 『왜 뱀주민 때문에 죽으려고 할까?』 난 계속 자문했어요.
그리고 시자에게 말했죠. 『이상한 꿈이야. 설령 그렇게 됐다 하더라도 어떻게 뱀주민을 위해 정말 죽고 싶어할 수 있지?』 그를 대신해서, 그를 위해 내가 죽고 싶어 했고 고통받고 싶어했어요. 난 말했죠. 『왜 그랬을까? 정말 이상해. 사랑하는 존재나 사람을 위해 죽고 싶어한다면 이해가 가는데 뱀주민을 위해서라니! 누가 이런 얘길 들어봤겠어? 어째서 이런 이상한 꿈을 꿨을까?』 그러자 시자가 말했죠. 『스승님은 늘 사랑으로 충만하시니까 꿈에서조차 심지어 뱀주민을 위해서도 이런 태도를 보이시고, 이런 마음을 품으셨던 것 같습니다』
그때 난 깨달았어요. 시자를 통해서요. 그 사람은 통이었어요. 키 큰 남자요. 그는 웃는 법이 없어서 다들 그를 무서워해요. 그 사람이에요. 나와 있을 때는 예외라서 크게 웃지만요. 때론 포복절도할 정도로요. 나와 있을 때만 웃는다고 하더군요. 웃은 적이 없었대요. 좀처럼 웃지 않았대요. 그의 말이 옳아요.
꿈에서조차, 사랑을 표현할 수 있으면, 일상 속에서 늘 사랑이 있다는 말이죠. 안 그러면 어떻게 꿈에서 떠올리겠어요? 더군다나 뱀주민한테요. 독이 있는 뱀주민이요. 그는 아무나 물고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들죠. 그러니 이런 사랑을 내면에서 항상 잘 키워야 해요. 본성이 될 때까지요. 본성, 습성, 유일무이한 본성이 될 때까지요. 그럼 무슨 일을 하든 사람들을 이롭게 할 거예요. 강경한 방식으로 하든, 화를 내는 듯 보이든, 다정한 방식으로 하든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방식은 문제가 안 돼요.
노련한 외과의사, 노련한 의사와 같아요. 그는 달콤한 약을 주거나 신체 부위를 절개해서 병을 낫게 할 수 있어요. 이런 사랑을 돌보지 않고 키우려 하지 않는다면 진보할 수 없어요. 신께 가는 길은 사랑으로 통하니까요. 우리가 다른 모든 중생을 사랑한다면 신을 사랑한다는 뜻이죠. 신이 우리 내면에 계시고 신께서 당신 자녀를 사랑하신다는 거예요. 그 때문에 사람들이 끌리는 거예요. 그 사랑 때문에요. 자석처럼요. 누구나 우릴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왜 그런지 모르죠. 그 사람들도 왜 그러는지 모르고요. 이런 사랑에 이끌리는 거죠. 외모 때문도 아니고 남녀 성별이나 학력 때문도 아니에요.
6조 혜능처럼요. 혜능은 교육도 전혀 받지 못한 사람이었죠. 외모도 아주 볼품없어서 스승도 처음에는 그를 받지 않으려고 했어요. 스승은 말했어요. 『넌 남방의 오랑캐 같구나. 근데 부처가 되겠다고?』 농담한 거죠. 『남방의 오랑캐요』 피부가 가무잡잡하고 키도 작고 그리 잘생기지 않았나 봐요. 그래서 스승조차 외모가 맘에 안 들어 남방 오랑캐라고 했죠. 믿어지나요? 그런 외모를 한 사람이라서 깨달은 스승조차 그를 보고 『남방 오랑캐』라고 했어요. 아니면 스승이 차별을 했거나 그냥 농담을 한 것이겠죠. 스승들은 때로 형편없는 농담을 해요. 그럼 사람들은 웃지 못하죠. 스승의 유머감각을 이해하지 못하니까요. 깨달은 사람만 웃을 수 있어요.
그 당시, 6조 혜능은 아직 깨닫지 못했을 거예요. 성미가 좀 까다롭고 너무 진지했죠. 그래서 바로 스승에게 말대꾸를 했어요. 이러면서요. 『불성에는 남북이 없습니다. 남북을 분별하지 않습니다』 뭔가 알고 있다는 걸 스승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거겠죠. 내 생각에 5대 조사는 유머감각이 많거나 아주 관대한 사람이었을 듯해요. 아니면 그 『형편없는 자』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겁니다. 그는 너무 진지하고, 너무 예민해서 그렇게 싸움닭주민처럼 대답했거든요. 다른 닭주민이 보이면 쪼아댈 것처럼요.
싸움닭주민 알죠? 한때, 아주 오래전에 닭주민 싸움을 좋아하는 왕이 있었는데 싸움닭주민을 많이 길렀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았어요. 그러던 차, 싸움닭주민을 전문으로 잘 훈련시키는 사범이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래서 그 사람에게 싸움닭주민을 맡겼어요. 가장 좋은 닭주민을 줬죠. 아주 유명한 혈통을 지닌 최고로 훌륭한 싸움닭주민을 말이에요. 혈통이 좋았어요. 그래서 그 사람에게 훈련을 맡겼고 경비와 모든 걸 제공했어요.
그렇게 몇 주가 지난 뒤, 왕은 그 사범에게 물었어요. 『이제 나가서 싸우게 해도 되겠소?』 그러자 사범이 말했어요. 『아뇨, 어림없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멉니다』 그래서 왕은 몇 달 뒤, 다시 와서 물었어요. 『내 닭주민은 어떻소? 나가서 싸워도 되겠소?』 『아뇨, 아직 안 됩니다. 아주 조금 나아졌을 뿐입니다』 그래서 몇 달 뒤, 왕은 다시 와서 조바심을 내며 말했어요. 『내 닭주민은 어떻소? 나아지고 있는 거요? 가서 싸워도 되겠소?』 그러자 사범이 말했죠. 『아직 안 됩니다. 다른 닭주민이 싸우려고 하면 아직도 덩달아 흥분합니다』 그래서 왕이 말했죠. 『원래 그래야 하잖소?』 사범이 말했죠. 『아뇨, 그러면 안 됩니다. 아직 안 됩니다. 믿어보시죠』
그래서 왕은 돌아갔고 그 일은 다 잊었어요. 가서 늘 묻는 것에 지치기도 했고요. 그러던 어느 날, 아마 오랜 시간, 몇 년이 흘렀을 거예요. 그곳을 우연히 지나다가 생각이 나서 안에 들어가 자신의 투사가 싸울 준비가 됐는지 물었어요. 그러자 사범이 말했죠. 『네, 이제 됐습니다』 그러자 왕이 물었죠. 『이제 됐다는 걸 어떻게 아시오? 전엔 아직 안 됐다고 했잖소』 그러자 싸움닭주민 사범이 왕에게 말했어요. 『이젠 다른 싸움닭주민을 봐도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눈도 깜짝 안 합니다. 하지만 다른 싸움닭주민은 그를 보기만 해도 도망가죠』 싸울 필요가 없게 된 거죠. 내면의 품성은 밖으로 발산됩니다. 근데 내가 왜 싸우는 얘기를 하는 거죠? 왜죠? 무슨 말을 했었나요? (6대 조사가… 싸우듯이…) 아, 싸우듯해서요. 그래요. 맞아요. 그러니 덜 여문 거죠. 그 싸움닭주민처럼 덜 여문 거였어요. 그래서 스승에게 바로 쏘아붙였죠. 다른 싸움닭이라고 여기고요.
제자 대다수가 처음에 오면 그런 식이에요. 부처가 되려는 열망과 흥분으로요. 자신은 어떤 사람이고 분명 소수의 선택된 사람 중 하나라는 등 자신에 대한 환상이 많죠. 그리고 스승이 제자를 볼 때는 각각 다른 눈으로 봐야 해요. 제자는 다 다르니까요. 가령, 어떤 제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먼 거리를 날아왔을 거예요. 아니면 한 걸음 걷고 무릎을 꿇거나 세 걸음 걷고 세 번 절하는 등 그랬을 거예요. 아니면 오랫동안 하루에 한 끼를 먹으며 그 중요한 순간을 기다렸겠죠. 아니면 스승을 아주 오랜 세월 동안, 혹은 평생 찾았을 수도 있고요. 그러다 스승을 처음 봤는데 그 즉시 스승을 알아본 거예요. 그렇다면 그는 크게 깨달은 거죠. 스승도 그걸 알 거예요. 그래서 모두 그에게 특별 대우를 하고 그럴 테죠. 특별 대우요. 그는 특별 대우를 받을지도 몰라요.
허나 어떤 식으로요? 야단 맞고 꾸지람 듣고 쫓겨나는 거죠. 그런 경우를 많이 봤어요. 그들은 환상이 아주 많아요. 선사에 관한 책이나 영화를 많이 봐서 그렇죠. 그래서 온갖 걸 상상하죠. 가령, 어떤 사람은 입문 후에… 때로는 수백 명이 함께 입문하는데 그는 계속 앉아 있었어요. 그래서 시자가 가서 뭘 원하는지 물었어요. 안 가고 앉아 있으니까요. 그는 말했죠. 『스승님이 아직 입문을 안 시켜줬어요』 그래서 시자가 말했죠. 『방금 입문했잖아요』 그랬더니 『네? 끝이에요? 창과 문을 다 닫은 밀폐된 곳에서 스승님이 저와 함께 계실 줄 알았어요. 마주 보면서요』 6조 혜능과 그의 스승이 그렇게 했다고 책에 나오니까 그럴 거라고 상상한 거죠.
사람들은 온갖 환상을 가지고 있고 온갖 상상을 하죠. 스승은 나이가 많고 백발에 흰 수염이 이렇게 길게 나 있을 거라고 상상하기도 하죠. 그래요, 네. 하루에 한 끼만 먹거나 아예 아무것도 안 먹고요. 옷을 안 입을 수도 있고 또 공중을 날고 제자 손을 잡고 천국에 가는 등 그럴 거라고요. 혹은 여자가 아니고 남자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요즘엔 바꿀 수 있어요. 아주 쉽죠. 성형 수술로 바꿀 수 있어요. 여자로서의 내 외모에 불만이 있다면 알려줘요. 그럼 그렇게 할지 생각해볼게요. 여러분 환상이 충족되게요. 재미 삼아서요.
허나 그러지 않을 거예요. 여자인 게 좋아요. 멋지죠. 화장도 하고 근사한 옷도 입잖아요. 반면 남자는 아주 따분해요. 가장 좋은 의상이 검은 양복이죠. 그게 요즘 남자들에게 최고의 옷이죠? 옷값이 900달러에서 몇 천 달러까지 하는데도 보기에 형편없고 암울하고 시커멓고 무채색에, 너무 진지하고 딱딱하죠. 그러니 누가 남자가 되고 싶겠어요? 업이 무거워야 남자가 돼요. 살면서 변화가 없잖아요.
우리 여자는 선택지가 많죠. 화장도 할 수 있고 머리도 다양한 방식으로 파마할 수 있어요. 짧게 자를 수도 있고 길게 기를 수도 있죠. 굽이 높은 신발이나 낮은 신발이나 아무거나 신고요. 이런 저런 옷을 입어도 문제없어요. 허나 남자는 이렇게 다양한 옷을 입으면 사람들이 쳐다보겠죠. 그 사람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수군댈 거예요.
여자가 되는 건 재미있죠. 내가 이생에 남자였다면 진짜 따분했을 거예요. 적어도 여자가 됐기에 여러 가지를 해 볼 수 있죠. 화장하고 굽 높은 구두에 제자들이 만들어준 다양한 의상도 입고요. 그들은 아주 재능이 많아요. 다채롭고 아름다운 의상을 만들 수 있죠. 그들은 출가자라서 딱히 할 일이 없고 따분하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옷을 만들어 내게 입히면서 패션쇼를 준비하죠. 그러니 여성도 괜찮아요. 누구 이의 있나요? 특히 여성들은 없죠? 네, 날 자랑스러워하죠. (네) 좋아요.
사진: 천국은 거주자가 만든 것입니다!
